일제에 짓밟힌 치욕과 비운의 삶 망우리고개를 넘어 경춘가도를 달리다 보면 남양주 구릉에 자리잡고 있는 홍유릉이 보인다. 이곳에는 조선조 26대 고종과 명성황후 민비를 합장한 홍릉을 비롯해 조선 최후의 황제 순종과 순명효황후 민씨, 계비 순정효황후 윤씨를 합장한 유릉이 있다. 주변의 울창한 숲에 고즈넉하게 둘러싸인 조선의 마지막 왕들의 안식처는 조금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 그것은 일본의 국권침탈 야욕이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던 시기의 허수아비 황제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만큼 순종의 인생은 치욕과 비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순종은 1874년 고종과 명성황후의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태어난 이듬해 세자에 책봉됐다가 1897년 대한제국이 성립된 후 황태자에 책봉된다. 황태자 책봉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