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일이 뭔지
이 좋은 가을에 햇살과 바람 한번 제대로 못 느껴보고
콘크리트 벽 안에서 죄없는 모니터, 키보드와 씨름만 하다가
뒤돌아보니 인생이 저물고 있어요
아뿔싸 내 청춘
퇴근할땐 이미 화사한 햇볕도 살갑던 바람도 온데간데 없고
느즈막히 베란다에 앉아서 어둑한 밤을 느끼자니
언젠가 죽는 날이 오면
난 왜 그토록 일만 하고 살았을까 후회가 될 것 같기도 하네요
남은 건 노안과 척추질환 뿐.
베란다에 앉았다가 누웠다가 하다보니
곁엔 고양이 두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말 못하는 짐승이 큰 위로가 되는 밤이네요
평범하게 태어나 먹고살려고 몸갈아 일하고
중년가까운 나이되니 여기저기 쑤시네요
요즘 일 그만두고 쉬고 있는데..제 인생중에
요즘이 제일 행복하네요..매일 해질무렵에 나가
탄천을 걸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노을을 보곤하는데
일할때는 그시간이 제일 바쁜 시간이여서 해지는줄도 모르고 모니터만 보면서 어느새 컴컴한 방에서 불키는것도 잊고 일하곤했거든요
인생 뭐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요즘같이 예쁜 하늘 실컷보는 시간을 만끽하면서
조그만 행복을 누리면서 살랍니다..당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