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규태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교수
장규태의 소아보감
중국 명나라 이천의 <의학입문>은 “차라리 열 명의 남자를 치료하기보다 한 명의 부인을 치료하기 어렵고, 차라리 열 명의 부인을 치료하기보다 한 명의 소아를 치료하기 어렵다”라고 해 소아의 진단과 치료가 어른에 비하여 매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첨단 의술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도 발달과정에 있는 소아의 불완전한 특징과 쉽게 병들 수 있는 낮은 면역력으로 인해 소아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갈수록 진료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사회가 날로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육아의 개념과 방법이 시대에 맞게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요즘 세대가 볼 때 과거에는 어떻게 그 많은 아이들을 키워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미 여러 아이를 낳아서 키운 부모세대들조차도 손자, 손녀를 키우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여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보호자인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는 병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치료보다는 아이의 증상 호전에만 더 신경을 쓰게 된다.하지만 시대가 흘러도 수천년 동안 경험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는 육아의 기준과 방법을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 선조들은 건강하고 훌륭한 아이를 키우기 위한 여러 지혜를 제시하고 따를 것을 권장했다. 대표적인 예로 허준의 <동의보감>에 수록된 ‘양자십법’이 있다. ‘양자’는 아이를 기른다는 의미인데,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고 키울 때 일반적으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 내용이다. 열 가지 원칙 가운데 특히 면역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체온과 관련된 부분만 압축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들의 병은 고치기 어려우니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수천년 동안 내려온 다음과 같은 원칙들을 일상생활에서 적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등을 따뜻하게 하라. 한의학에서 감기는 바람과 찬 기운과 같은 나쁜 기운이 등과 목의 기운을 통해 들어와서 발생한다고 본다. 뒷목과 등이 싸늘하면 으슬으슬 몸이 추워지고 체온이 떨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각종 바이러스나 균들이 들어왔을 때 잘 이겨낼 수 없다. 따라서 항상 아이들의 목과 등을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둘째, 배를 따뜻하게 하라. 위와 장은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는 장기다. 그런데 뱃속이 차가워지면 이런 소화흡수력이 약해져 탈나기가 쉽다. 따라서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물 대신 아이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먹이는 게 좋다.
셋째, 심장에서 가장 먼 부위인 손과 발을 따뜻하게 하라. 손과 발이 차가우면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이는 전체적인 몸의 저항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넷째, 인체의 뇌가 위치하고 오감을 느끼는 기관이 존재하는 머리는 서늘하게 하라. 머리는 가장 기운이 많이 흐르게 되어 자칫 과열의 상태로 빠지기 쉽다.
다섯째는 심장과 폐가 있어 호흡과 혈액순환의 중심인 가슴 부위를 서늘하게 하라. 가슴을 덥게 하면 더운 기운이 울체된다고 봤다. 이러한 내용은 소아뿐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적용되며 인체의 기혈순환을 정상화하여 질병 없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장규태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교수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580742.html#csidxe7d815d98a9e8dfa07f13b8b2c9096e
'건강 > 생활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관적 등펴기 (0) | 2021.05.09 |
---|---|
마음에서 시작된 병, 화병 완전 정복하기! (0) | 2021.05.07 |
머리에 피가 몰린다면 - 수승화강 (0) | 2021.05.07 |
가슴답답·두통·피로감, ‘자율신경’ 의심해야 (0) | 2021.05.07 |
가을철 찬바람·미세먼지 기도자극 발작적인 기침 유발 -> 먼지제거 체온유지 습기보존 노래하지않기 말하지않기 (0) | 2021.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