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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피가 몰린다면 - 수승화강

| 건강/생활병
ZyenYa 2021. 5. 7. 19:41

머리에 피가 몰린다면 

얼굴이 크다면 얼굴에 살이 많다면

상체가 뚱뚱하다면

두통이 심하다면

눈이 아프다면

이유없이 두근거린다면

지나치게 열이 위로 올라와있어서이다

생각이 많으면 위로 열이 올라온다

습관이 되면 열이 위로 올라오는 통로가 넓어져 점점 심해진다

잠자기전 잡생각이 많고 잠을 자도 거뜬하지 않고

속이 좁아지고 욱하는 성질로 변한다

얼굴이 크고 상체가 뚱뚱하고 다리가 가는 체형으로 변한다

 

발이 차거나

배가 아프거나 

다리가 상체에 비해 가늘거나

지나치게 찬기운이 아래로 내려가 있다

 

상하불통이니 체형이 균형적이지 못하고

병이 생기기 쉽다

건강한 사람은 아래위가 반듯하게 곧다

 

수승화강(水升火降),
찬 기운은 올리고 따뜻한 기운은 내려라

   고전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황제내경(黃帝內經)이 저술된 2,000여년전이나 현대 인간의 몸이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생노병사에 대한 고전의 가치도 여전하다. 국내 한의사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건강 원리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통의학 고전을 관통하는 삶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승화강(水升火降), 물은 올라가고 불은 내려간다? 불이 나면 타서 위로 올라가고 물은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데 왜 반대로 해석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수승화강은 물이 올라가고 불이 내려간다는 뜻이 아니라 ‘물과 같이 찬 기운은 올려야 하고 불과 같이 뜨거운 기운은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표현은 예전부터 ‘머리는 시원하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말로 알려져 있는데, 바로 한의학에서 말하는 수승화강의 원리를 신체에 적용한 사례이고, 우리 몸의 좁은 범위에 적용하면 ‘가슴은 서늘하게 아랫배는 따뜻하게’라고 말할 수 있다.

 

   수승화강은 두 가지 상반된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라는 당위의 의미이다. 찬 기운인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뜨거운 기운인 불이 위로 타오르면 두 기운이 서로 떨어져 버리는 것으로 부부에게는 이혼과도 같다. 남녀도 결국 두 가지의 다른 성이 만나 조화를 이루고 살며, 자연도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만물이 만들어지듯이 모든 생명 혹은 삶이 바로 서로 다른 두 기운의 조화가 전제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몸의 위쪽에는 자연히 열이 모이고 아래쪽에는 찬 기운이 모이게 되므로, 위쪽에 뜨거운 기운이 몰리거나 아래쪽에 찬 기운이 몰리면 같은 기운끼리 모이게 되어 병이 생기게 되므로, 뜨거운 위쪽에는 찬 기운을 보내야 하고 찬 아래쪽에는 뜨거운 기운을 보내야만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승화강은 비단 자연이나 우리 몸에만 적용되는 원리가 아니다. 예를 들면 정치나 직장 그리고 가정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흔히 정치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것이며 가정의 가장도 가족들의 마음을 포용해야 하는데, 정치인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으면 국민들의 마음은 정치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된다. 위쪽에 있는 사람들이 불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만 타오르게 되면 아래쪽의 물은 한없이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서로가 헤어지는 꼴과 같다. 바로 수승화강이 안되어 조화를 잃고 생기(生氣)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덕으로 하는 정치에서 임금이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는 것도 제사를 통하여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비가 내리기를 간절히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려 함께 하고자 하는 의식을 통해 하늘같은 임금이 몸을 낮춤으로써 백성을 위로하려는 뜻이 포함된 의식으로 보아야 한다. 바로 화강(火降) 즉 불이 내려와야 하듯이 하늘같은 임금이 아래쪽으로 몸과 마음을 낮춤으로써 백성의 마음을 한없이 풀어주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인도 수승화강을 실천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존경과 찬사를 받을 수 있으리라.

 

 

이처럼 수승화강은 자연, 인간의 삶, 정치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고, 이 원리가 전통의학의 기본 이론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장육부 중 심(心)은 불, 신(腎)은 물로 상징되는데 심은 뜨거운 기운이 모이면 병이 생기고, 신은 찬 기운이 몰리면 병이 생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가슴은 서늘하게 하여 심장에 열이 몰리지 않도록 하고 아랫배는 따뜻하게 하여 병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수승화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수화미제(水火未濟), 수화불교(水火不交)라 한다. 흔히 위쪽에 열이 몰리고 아래쪽이 차가워지면 상열하한(上熱下寒)이 되는데 이때 신체 증상은 상열로 인한 화병(火病), 심계(가슴 두근거림), 불안초조, 건망, 현훈(어지러움), 불면, 심번(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함), 다몽(꿈을 많이 꾸고 잠을 설침), 구순건조(입과 입술이 잘 마름), 이명(귀울림), 목적(안구충혈), 두통 등이고, 하한으로 인한 사지냉증(손발이 차고 특히 무릎이나 발이 시림), 월경부조(늦어지거나 월경통), 불임, 대하, 소복통(아랫배 통증이나 불쾌감), 소화불량, 식욕부진, 설사 등 비위허약증이 나타나는데 이와 관련된 서양의학의 병으로는 갱년기장애, 신경쇠약, 노이로제, 고혈압, 만성질환 등이다.

 

수승화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데 요즈음 현대인의 생활자체가 자연과 더불어 살지 않는 환경에 처해있다. 예를 들어 여름에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의 찬바람을 찾게 되거나 겨울에도 짧은 옷을 입을 정도로 지나친 난방을 하는 생활환경을 비롯하여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제철과 관계없는 음식을 먹는 등 식생활습관, 생활환경 등 모든 것과 연관이 있다.

 

 모든 병이 그렇지만 일단 병이 생기고 난 뒤 쉽고 빠른 치료법을 찾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간편하고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물론 장부의 이상까지 나타난 경우에는 찬 약과 따뜻한 약이 서로 조화된 상하양제단(上下兩濟丹), 교태환(交泰丸), 청리자감탕(淸離滋坎湯), 천왕보심단(天王補心丹), 팔미지황환(八味地黃丸)등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평상시 예방을 위한 방법으로는 흔히 알려진 좌선 등 명상법에서 말하는 것처럼 편안한 자세로 몸을 완전히 이완시킨 상태로 호흡을 하면 된다. 명상호흡이 질병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수승화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소한 호흡만으로도 조상들이 말씀하신 ‘머리는 차고 서늘하게 발은 따뜻하게’를 실천할 수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머리가 아픈 것은 대부분 찬 것이 없고, 배가 아픈 것은 대부분 열로 인한 것이 없다’고 하듯이 열은 두통의 원인이 되고 찬 기운은 복통의 원인이 되므로 일상생활에서 항상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할 뿐 만 아니라 ‘가슴은 서늘하게 아랫배는 항상 따뜻하게’해야 한다.

 

   시대가 바뀌어도 몸으로 체득하고 실천하였던 고전의 지혜는 여전하다.

 

한국고전번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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