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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섣달그믐에 밤새는 이유

| 생활/풍수지리
ZyenYa 2022. 1. 31. 19:15

 

섣달그믐은 한 해의 마지막 달인 음력 12월을 일컫는 ‘섣달’과 그 달의 마지막 날을 일컫는 ‘그믐’이 합쳐져 음력 12월 마지막 날을 말합니다. 세밑, 눈썹 세는 날, 제석(除夕), 제야(除夜), 제일(除日), 세제(歲除), 세진(歲盡)으로도 부르며 한 해의 마지막으로 새벽녘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새해를 맞이하는 수세(守歲)의 풍습이 있죠. 한자로 지킬 수(守)와 해 세(歲), 말 그대로 새해를 지키는 겁니다. 이는 지나간 시간을 반성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통과의례로 마지막 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는 해와 오는 해를 지키다, 밤새우기

 

때문에 마지막이자 시작인 설만큼 다양한 일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밤새기를 들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수세’는 남녀노소 새벽에 닭이 울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지나가는 한 해를 지키는 것입니다. 이는 도교의 경신수세(庚申守歲) 전통에서 왔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르면 사람의 몸에는 세 마리에 시(尸)가 있다고 합니다. 이를 삼시(三尸)라 하는데, 삼시는 그 사람의 잘잘못을 기록해 두었다가 연말 경신일에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고한다고 하네요. 그러면 그 사람은 병에 걸려 죽게 되므로 경신일에 밤을 새워 삼시가 몸에서 빠져나가 하늘에 오르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한편에서는 잠을 자면 영원히 자는 죽음과 같기에 밤을 지새워 전 해와 새 해를 연결하기 위해 깨는 것이라 여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밤을 새우기 위해 사람들은 집안 곳곳마다 불을 켰는데, 불빛은 복을 부르고 악귀는 막는다고 믿었죠. 이와 관련되어 재밌는 기록이 있습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는 어린아이들이 곤하여 졸면 야단을 치면서 “오늘 저녁에 자면 눈썹이 희게 센다.”라고 말하며 잠을 못 자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잠을 자면 밀가루를 몰래 눈썹에 칠하고 밤새 나이를 먹어 눈썹이 세었다고 놀리고, 잠을 자면 굼벵이가 된다고 놀렸다고 하네요.

 

마지막 날은 한 살 먹기 위해서 먹는다, 만두

 

섣달그믐 먹거리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만두입니다. 만두를 먹어야 나이 한 살을 더 먹기 때문에 저녁에 만둣국을 올려 차례를 지내며 일부 가정에서는 복만두(보만두)라 하여 만두 하나 속에 엄지손톱만한 작은 만두를 여러 개 집어넣어 만듭니다.

 

차례가 끝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만둣국을 끓일 때 복만두를 넣는데, 이것이 들어간 그릇을 받는 사람이 신년 복을 가져간다고 점치고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만두를 소에게 먼저 먹이고 식구들이 먹는다고도 합니다. 

 

새해 복福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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