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전까지만 해도 자료가 어설픈것이 신경쓰여
왼쪽 눈알에 머리까지 아파왔다
다른 사람들은 발표 자료를 다 메일로 보냈지만
공포감에 밀려 이번엔 자료를 감히 보내지 못했다
내용도 없고 근거도 없고 이상하게 웃길거 같았다
내 차례가 되어서
이번엔 발표안할려구 했는데 라고 말을 뗀후
잠간 확인할것을 확인하고 끝내겠습니다
그리구나서 말을 지난번보다 더 많이 했다
지난번에 대본을 짜다나니 말이 머리속에서 맴돌아 다음말을 생각하려니 말이 자꾸 끊어지군 했다
이번엔 아예 대본없이 말하니 말이 신기하게 술술 나가는거 있지
좋은 단어 골라쓸려구 하구 격식대로 말할려하니 말이 안나가는거
뭐가 걸림돌이 되였을까
바로 내향적사고 머리속에서만 말을 굴리면 다음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면접때도 그러고 시험칠때도 머리안에서 놀다나니 너무 힘들었어
모두 기억으로 해결할려고 하니 안되는거야
말하고 싶은 몇가지를 기억하고 외향적으로 눈밖에서 말하기
말이 이렇게 홀가분한 일인줄
눈안에서 생각을 굴리면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공포감을 느끼게 되는건
발표하려하면 주위가 쥐죽은듯 조용해지는데
그 고요함이 너무 공포스러웠다
내말이 너무 귀가에 들리는것이다
그런데 컴안에 사람이 있듯 대고 말을 하니
내말이 귀가에 더이상 들리지않는다는것이다
자신의 말이 귀가에 들리면 더 긴장해지는것같다
가끔 말을 하다 적합한 동사가 생각안나는데
논문용 동사를 모은 단어장을 만들고 기억하면 발표가 더 멋있어질거같다
말이 끊어지지 않게 할려면
접속어를 많이 기억해두고 다음에 이어질 주어 말할 건더지를 생각해두는것이 좋다
발표후 의외로 교수님이 뭐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여러가지 쓸려고 하지 말고 하나만 쓰자구 하더라
자료도 찾아볼거라고
고역에서 해탈된 느낌
다음에는 잘할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말 너무 잘했어
나를 칭찬해주고 싶은 하루
작년까지만 해도 입시통과된 사람 디게 부러웠지만
이렇게 고역에 시달릴줄
아직 뭐가 뭔지 두서가 잡히지 않는다
2년이 될지 3년이 될지 뒤돌아봤을때의
그 뿌듯함을 향해 내가 달린다
솔직히 다 뒤엎어버리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포기하면 편할걸 포기못해 힘들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지난 노력을 봐서라도 되돌아갈수는 없어
눈아프고 머리 아플때
따끈한 우유에다 가루로 된 감기약 먹으니
20분만에 언제 아팠냐싶게 통증이 깡그리 사라졌다
두번째 먹어봤는데 효과가 매우 좋음 알약으로 된 두통약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
번마다 베란다화분을 검질하고나서 통증이 생긴 같다
흙먼지를 들여마셔서일까 차거운 기운이 있어서일까 담엔 마스크를 껴야 할가봐
발표중
2년생이 발표하는 자료에 내가 지난번에 그린 그라프와 흡사한 그림이 등장했다는것이다
얼핏 봐도 비슷해서 한눈에 나의 아이디어를 베껴간것이 분명함을 직감으로 느꼈다
걔 지난번 발표자료엔 없었던것이
한 연구실에서 곧바로 다음 시간에 비슷한 그림
이렇게 표절한다고?
잘한 사람들꺼 많은데 하필 왜 내껄 모방하냐구
교수님은 알아차렸을까
지적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가 흘려보내버렸다 악연은 흘려보내버리는것이라 했으니
내꺼도 아직 완성된것이 아니고 긁어서 부스럼만들듯 안좋은 사람과 기가 통하는것이 싫었다
인성이 문제야 능력이 문제야 이런 사람은 박사는 받아주면 안된다
학력 둘쳐보니 역시 지잡전대는 아니야 잘하는듯 덜렁대는데 뭔가 품격이 없어 그건 반드시 드러난다
그래서 소리관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맥박을 구분하여 병을 진단하는것처럼 열심히 들으니 소리에 나쁜 인간이라는것이 떠있었다
돼지멱따는듯한 소리가 가볍게 소리에 떠있다는것이다
사주에도 음으로 된 쫀쫀한 사주가 많았다
첨에 원서제출할때는 박사까지 할려는 맘이 없진 않아 있었다
박사로 되는 조건
연구과제의 범위가 너무 동떨어진 사람은 패스
나이든 사람은 패스 박사로 배양해봤자 쓸데없는데
교수의 연구과제랑 먼 사람 패스 왜냐면 교수도 이해하기 힘드니까
연구과제가 끝이 보이는 사람 패스 박사까지 할 건더지가 없잖아
남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사람 패스 박사에 가서도 모방할꺼 실력이 안돼
자기집단의 이익을 위해 연구하는 사람 패스 다 털어갈거같은
한 연구실에 박사는 한명밖에 뽑지 않으니 적어도 7명은 제껴야
그러기 위해서는 석사논문을 그럴듯하게 써야 하겠구
랩발표도 빠짐없이 참가해야 하겠구
랩발표때 연락도 없이 불참하는 멤버가 둘 있는데 묵은 3년생인가
박사때 연구과제는 한층 더 쓸만한 걸로 높여야 하겠구
교수님한테 겸손하고 실력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하겠구
중요한건 누구와도 트러블을 만들지 말아야 하겠구
영어실력도 논문 해석할 정도로 쌓여야 하겠지
모든것이 이제 시작이야
나의 야심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것이 곧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것이다
누가 그러길 멀리 높이 바라보라고 했잖냐
안그러면 당장 쓰러질거 같으다
발표란
햇병아리들이 모여 짹짹거리는거 같음
철없는 애들 눈감아주기 - 사람은 누구나 완벽한것이 아니다를 인식하기
내가 처한 곳을 늘 내편한 곳으로 만들기 - 내가 웃어넘기고 편하게 세상을 대하면 세상도 나를 편하게 대한다
그것이 곧 능력이고 품격이다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감싸준 사람을 평생 고맙게 기억한다
남의 실수를 끄집어내고 교훈을 주면 잊어버리고 싶은 존재가 된다
즉 상대에게 있어 교수라 할지라도 가치가 1도 없다 왜냐 잊어버리고 싶은 존재이기때문에
가치있는 존재란 남의 기억에 좋은 영향을 심어주는것 기억하고 싶게 편안히 대해줄것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채찍질 해야 할것이다
남의 잘못이 눈에 뜨이면 자신을 한번 때려라 그것이 자신을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때든 쓰러질때가 있다 그때 조용히 지켜보고 묵묵히 남을 일으켜줄수 있는 사람이 가치가 있다
남이 쓰러질때 쓰러지지 않는 것이 강한자이다 입가지고 떠들어댄다고 이긴거 아니다
그리고 가치는 남의 기억에 남아 남을 지배한다
2차후기
연구방법
교수의 연구방법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면됨
교수를 선택하는것이 교수의 연구방법을 선택하는것이다
교수가 추천하는 방법을 캡처해서 그 길을 따라가야 연구가 순리롭다
제목에 방법까지 결정이 되니
어느정도 나아가야 할 길이 트인 같다
도서관행
교수의 추천대로 도서관을 다녀왔다
넓다란 운동장크기의 도서관에 높은 책꽂이가 빽빽히 들어있었다
30년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그런 좁은 통로에 높디높은 책꽂이
전체적으로 어둑스레했는데 사람이 지나갈때만 센서로 지나가는곳만 밝은 불이 커졌다
처음 도착한 곳에 내가 원하는 책들이 지나가는 통로옆에 있었는데
와 이렇게 필요한 책이 많이 있다고? 감탄이 나올 지경이였다
대충 보고 다른 곳을 더 돌아다봤는데 우주 과학 역사 경제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의학건강 기계 언어 별의별 책들이
한평생 책만 본다 해도 다 못볼것만한 엄청난 양의 책들이 들어있었다 이 많은 책들을 누가 다 썼을꼬
책들이 쌓여있는 곳은 답답하여 가길 싫어했는데 여긴 분위기가 괜찮았다 전에 도서관은 너무 환한게 문제였던거 같다
더 맘에 드는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것이다 나만의 세상이였다
먼 끝 양쪽 창가에 띄염띄염 앉아있는것이 네명정도 보일뿐 사람이 없는것처럼 텅 비여있었다
처음이라 여행온것처럼 두루 돌다가 사회과학쪽에 책을 꺼내봤다
영국이 아편전쟁을 일으킨 이유 당시 영국은 청나라의 차 비단 도자기 등 많은 물건들이 탐났지만 청은 영국의 물건이 별로 갖고싶은것이 없었다 그래서 영국이 아편을 청나라에 들여오기 시작했다 청나라가 그걸 막으려 했으나 영국이 트집을 잡아 전쟁을 일으켰는데 청이 오히려 그 전쟁에서 지게 되는 바람에 엄청난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고 적혀있었다
다른 한 책은 일본이 왜 다른 나라를 침략했느냐에 관한 연구인데 식량위기로 인해서 뻔히 이기지 못할걸 알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후세를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킬수밖에 없었다고 적혀있었다
전쟁의 본질은 한 집단의 생존을 위해서 발생한다는것이다
자연과학쪽의 책도 꺼내보았다
식물은 정신이 없다 동물은 외계환경속에 정신이 둘러져 있다 사람은 외계환경이 정신속에 둘러져 있다
즉 사람이 복잡한건 정신속에 외계환경이 들어있다는 말 사람은 외계의 환경을 정신속에 기억하고 있다는것
그렇다면 판다가 똥을 가리지 못하는건 정신속에 똥이라는 외계의 환경을 기억하지 않아서인가
인간도 늙으면 똥을 가리지 못하는데 정신에 둘러져있던 외계환경이 축소된다는것인가
강아지도 배변훈련을 통해서 지정된 곳에 배변을 한다
인간도 늙으면 배변훈련을 시켜야 할것이 아닌가
반대로 고민이 많은 사람일수록 정신속에 외계환경이 더 많이 들어있다
정신이 고무풍선이라면 외계환경은 풍선속에 들어왔다 빠지는 공기와 같은 존재
정신이 없는게 아니라 정신속에 외계환경이 얼만큼 들어있냐가 정신력을 결정한다
너무 많이 들어있으면 터질듯 팽창하고 너무 적게 들어있으면 풍선을 받쳐주지 못하고 쭈그러든다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건 늘 공기를 적당히 넣어주어 지나치게 팽창함이 없이 쭈그러들지도 않게 외계환경을 입력해주는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늙으면 더이상 외계환경을 넣어주지 않는다 이미 들어있는 외계환경을 소모할뿐이다 그래서 쭈그러진 풍선처럼 뇌가 축소된다
외계환경을 정신속에 넣는것이란 알기 쉽게 말하면 늙어도 배워란 말이다 살아왔던 경험으로 손주만 돌보는데만 세월을 보내지 말고 자신의 머리속에 새로운걸 집어넣어야 뇌가 살아난다 뇌졸증걸리는 사람들의 특징이 손주만 돌보는 생활을 하다가 차츰 뇌가 망가지더라
울 교수가 머리가 좋은건 발표를 매달 말에 진행을 하는데 한달동안 낑낑거리며 발표자료를 쓰다가 발표하고 나면 학기가 끝난거같은 홀가분한 탈탈 털어낸 느낌 맥이 확 풀려 한두날 쉬고 새로 충전하여 담달부터 다시 낑낑거리고 쓰게 된다 티가 나지 않게 합리한 시간안배 역시 좋은 머리에서 나온다 늘 힘듦이 지속되지 않고 여러단계로 나누어 시작과 끝맺음이 확실하다 쉴틈이 없고 늘 힘들면 버티기 힘들거니와 효과도 좋을수가 없다 논문발표를 위한 발표연습을 2년동안에 24번 발표를 거쳐 자연스레 익혀진다 결과만큼 중요한 과정 내가 이 과정에서 보고 느끼는 모든것이 배울것임 그속에서 성장한다 오늘을 꿈꾸고 버터왔던 어제처럼 내일을 꿈꾸어봐도 될거 같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교수라고 하여 다 머리 좋은것 아님 어떤 교수들은 논문은 이케이케 써야 된다고 선생님식 프로그램식으로 말을 하는데
학생이 감당할수 있는지 스케쥴이 합리하게 안배되였는지 생각안한다는것이 머리 나쁜것임 그냥 일방적으로 혹은 대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드는데 그건 학생한테 지식을 그냥 입력하는것이 됨 학생으로 하여금 사고할수 있는 기회와 성장할수 있는 힌트 합리한 시간안배가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상대의 입장으로 부터 생각하는 교수가 좋은 교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때
도서관에서 책은 안빌려오고 문어구에 놓여있는 학부생들 졸업연구방침책자를 하나 들고왔는데
각 학과별 교수별로 지도방침이 상세하게 쓰여져있었다
그런데 이게 많이 도움이 되었다 모든 학과 모든 교수들의 쓴 글을 보면서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랐다 방향감이 생겼다
그리고 많이 보다나니 교수들 사이에 문장쓰는 격차도 발견했다
어떤 교수는 너무 딱딱하게 글을 쓰고 어떤 교수는 영혼을 지배하는듯이 글을 쓰고
문장력을 키우기에도 도움이 될거 같았다
담당교수 선택할때 교수가 쓴 논문보다는 교수가 쓴 글을 읽어보면 교수의 품격이 보인다
여러 교수들의 글을 대비해서 보면 그 차이가 알린다
스스로 깨어나야 하는 이유
댤걀이 외부에서 깨여지면 압력
내부에서 깨여지면 새로운 생명
{
스트레스를 주는 발표 같은 것을 너를 위한 '기회'로 만드는 건 '너 자신 ' 이다. 교수가 너의 발표를 훌륭하게 다듬어주진 못한다, push만 할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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